에니어그램

성서 인물과 에니어그램 역동성 7번 유형 : 맑은 정신의 열성가

나효선 2014. 10. 30. 01:00

성서 인물과 에니어그램 역동성 7번 유형 : 맑은 정신의 열성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의 폭이 넓고, 좋아하는 일에는 푹 빠져드는 7번 유형은 에너지와 열정이 넘친다. 끊임없이 만족을 추구하며 맛있는 것, 재미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이들은 낙천적이며 때로는 모험도 서슴지 않는다. 너무나 많은 일에 흥미를 느끼다 보니 어느 하나에 집중하지 못해 산만해지기 쉽다. 그러나 정신 차리고 바르게 선택하며 맑은 정신으로 집중하면 누구보다 탁월성을 드러낸다. 7번 유형은 마음속에서 만족을 추구하는 엔진이 강하게 돌아간다. 그러다가 진짜 좋은 것을 만나면 정신없이 빠져들며 탐닉한다. 처음에는 좋은 줄 알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만족은 얻지 못하고 싫증이 나니까 자리를 옮긴다. 이런 경험을 어느 정도 되풀이하다 보면 팔방미인 또는 만능선수가 된다. 이들은 뭘 하나 꾸준히 붙잡지는 못해도 끊임없이 분출하는 에너지는 변함없이 지속된다. 문제는 집중할 목표를 어떻게 찾고, 또 집중력을 어떻게 높일까 하는 것이다. 이때는 통합의 방향에서 만나는 5번 유형의 장점인 깊은 사고가 약이 될 수 있다.

 

나르시시스트 기질이 강한 압살롬은 이른바 ‘아버지를 넘어선다’든가 ‘아버지를 죽여야 한다’는 심리를 대표하는 인물처럼 보인다. 남달리 자존심이 강한 압살롬이 친동생이 폭행당한 일에 앙심을 품고 이복형을 살해한 것은 비극의 씨앗이 되었다. 7번 유형은 화가 나면 참지 못해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하지만 이와 대조적으로 음모를 꾸미면 치밀하게 행동한다. 그러나 이는 열정이 격정으로 나타나는 과정일 뿐이다. 압살롬 같은 미남에다 왕자라면 온 세상이 제 무대인 양 활개를 칠 수 있다. 그러나 자기만족을 채우려 할 때 세상이 그리 만만치는 않다. 도처에 반대가 있고 갈등이 널려 있다. 누구나 긴장하고 신중을 기하면 주변 사람들이 놀랄 만큼 빈틈없이 일처리를 할 수 있다. 그러나 7번 유형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처럼 남달리 격정이 강해서 자타가 조마조마하게 지낸다. 게다가 이들에게는 모험심이 뇌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늘 따라 붙는다.

 

정치력과 영성의 조화를 이룬 느헤미야는 맑은 정신과 열정이 배합된 리더십을 보인다. 포로로 끌려간 페르시아에서 대제국의 총리대신이 되었으면서도, 도탄에 빠진 고국의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기도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예루살렘을 복구하고 개혁하는 느헤미야에게서 우리는 그야말로 ‘맑은 정신의 열성가’, 지성과 감성과 영성이 조화된 지도자상을 본다.

 

느헤미야는 이처럼 보기 드문 지도자이지만 전통과 선민사상의 틀을 깨지 못한 한계를 보여 준다. 그는 갈등을 극복하고 반대자들을 설득하는 등 위기에 대처하며 성취하는 능력을 발휘했지만,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 들어와 있는 이방인들, 심지어 결혼 생활을 하던 사람들까지도 추방하도록 조치한다. 이는 마치 원리주의자의 열광주의적 행동과 같다. 열정이 지나치면 격정으로 나타나는 사례다. 훌륭한 지도자의 천려일실(千慮一失)이다.

 

솔로몬은 너무나 잘 알려진 지혜의 왕이다. 그는 지혜와 영성을 갖춘 바탕에서 온갖 영화를 누리고 살았다. 참으로 행복한 왕이었다. 열정이 지나치면 격정이 되듯이, 행복에 대한 열망이 지나치면 탐욕에 빠져 타락한다. 솔로몬은 지혜의 왕이었음에도 이런 비극에 빠진다. 정상에 오르면 추락하기 쉽다. 정상에 오르기 위한 노력보다 정상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몇 배 더 든다. 오르는 길도 어렵지만 내려오는 길은 더 어렵다. 솔로몬이 다윗 왕을 계승하기 위해 긴장하며 준비할 때는 맑은 정신과 집중력을 살려 지혜와 겸손을 유지했다. 누구나 정상에 오르면 오만과 탐욕의 덫에 걸리기 쉬운 법이다. 솔로몬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욱이 자유분방한 데다 에너지가 넘치는 그가 절제의 미덕을 살리지 못할 때 따라오는 운명의 그림자는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득이 되던 것이 독으로 변한다. 음양의 조화 속에 중용이 그래서 중요하다.

 

느린 걸음으로 가다가 넘어지면 대수롭지 않아도 빠른 걸음으로 가다가 넘어지면 큰코다친다. 에너지가 큰데다 급한 7번 유형은 사고가 나면 예사롭지 않다. 산이 크면 골이 깊은 만큼 잘할 때는 돋보이지만, 실수하거나 잘못을 저지르면 더욱 눈에 띈다. 솔로몬 또한 온갖 부귀영화를 누릴 만큼 융성했던 반면 타락한 다음에는 우상숭배에 빠지고 결국 국가 분열의 비운까지 불러들인다. 한 개인의 오만과 탐욕은 패가망신으로 그치나, 최고 지도자의 경우에는 국가가 쇠망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열정이 큰 만큼 잘못 쓰면 걷잡기 어려운 격정으로 나타나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

 

이들을 보면 ‘아무것도 지나치지 마라’는 에니어그램의 격언을 떠올리게 된다. 과유불급이다. 7번 유형은 여러 가지로 좋은데, 다만 지나침이 없도록 맑은 정신을 살리고 바른 분별과 옳은 선택에 집중하면, 누구보다 창의성과 열성이 합쳐져 큰 성취를 이룰 수 있다. 열정과 모험심을 다스리며 탐닉의 격정을 맑은 정신의 덕목으로 살려야 한다. 이는 자기관찰이나 자기기억 없이는 알 수가 없고, 더욱이 깨어 있는 의식으로 실천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아는 바를 실천하지 않으면 허위의식에 빠진다. 그러므로 맑은 정신을 갖는 노력은 일상의 작은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을 감사하는 습관으로 바꾸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만족을 구하면 다다익선(多多益善)이라고 점점 더 큰 만족을 좇게 된다. 자기 존재에 대해, 현재 자기 사람됨에 대해, 살아 있음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이러한 노력과 수련의 첩경이다. 앞서 살핀 인물들을 생각하면서 자기 관리와 위기관리에 대해 살펴보자.

 

7번 유형은 이상형으로서 열정적이며 모험가적인 기질이 강하다. 이들은 낙천적이고 이상적이며 꿈이 많고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다. 새롭게 시작을 잘하는 데 반해 끝마무리가 약할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활달하고 정력적이며 진취적이다. 끊임없이 일을 벌이고 추진하는 리더십을 가져 함께하는 사람들이 정신 차리고 따라가기가 힘들 정도다. 정연한 논리로 자기주장을 펼치는 편이지만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할 경우에는 만연체로 말하거나 글을 쓰는 습성이 나타난다.

 

7번 유형은 어려서부터 가만히 있지 못하는 활기찬 성향 때문에 쉬지 않고 움직인다. 고통을 기피하기 때문에 맛없고 재미없고 지루한 것을 못 견디며 만족을 추구하느라 이상주의라는 함정에 빠진다. 이들은 꿈을 제시하고 성취하고자 일을 강력히 추진할 때는 좋은 리더지만 상황이 안 좋아지면 기회나 지위가 박탈당할까 봐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7번 유형은 어머니가 똑똑하고 적극적이어서 사랑은 하면서도 간섭하고 개입하는 까닭에 만 여섯 살을 전후해 어머니와 부정적인 관계를 경험한 기억이 있다. 특히 어머니에게 물건이나 애정, 꿈을 빼앗긴 경험이 있어서 박탈감을 잘 느끼기 때문에 끊임없이 만족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하고 좋아하는 것에는 푹 빠진다.

 

그러나 탐닉의 격정을 사로잡고 이상주의보다는 창조에 동참하려는 창의성으로 변환하면서 ‘명징 明澄 serenity’, 곧 맑은 정신의 덕목을 살리면 남달리 큰 에너지가 결합되어 놀라운 리더십을 발휘하며 황홀하게 감사하며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리더가 된다.

 

열성가적 기질이 강한 7번 유형은 위기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심하면 쉽게 좌절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수 있으나 남다른 활달함과 맑은 정신에 큰 에너지가 결합된 창의성으로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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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으로 보면 인간의 의식은 4단계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잠자는 상태, 둘째는 선잠 깬 상태, 셋째는 자기를 의식하는 상태, 넷째는 객관적 세계와 우주를 의식하는 상태로 크게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은 타성에 젖어서 기계적인 삶을 산다.

생각(지성), 느낌(감성), 행동(활동) 사이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살아간다. 왜 사는지도 모르고, 삶의 의미도 목적도 모른 채 산다.

 

참 지식에 이르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각(Thinking), 느낌(Feeling), 행동(Doing) 즉 지성, 감성, 본능 이 세 가지가 조화되고 균형을 이루도록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하고, 기계적 삶에 저항하며 살아야 하며, 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가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출처 : 공동체성서연구원 김영운 목사님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