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 인물과 에니어그램 역동성 6번 유형 : 용감한 충성가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며 아버지를 잘 따르고 의지하는 6번 유형은 착하고 성실하게 사는 습관을 지닌 사람이다. 주어진 틀 안에서 살려는 성향 때문에 질서를 어기거나 자신의 행동이 어긋날까 봐 걱정이 많고 겁이 많다. 그러나 아버지를 믿듯이, 하나님을 믿거나 절대자를 의지하면, 누구보다 용감해진다. 그야말로 용감한 충성가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려면 노력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믿음이 필요하다. 6번 유형은 아버지를 좋아하고 의지하며 아버지의 권위에 맞춰서 살았다. 성장과정에서도 아버지는 보호자로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배경이 되어 주었다. 이들에게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용납 받는 것이 중요한데, 안 그러면 어떡하나 걱정하던 버릇이 공포의 격정으로 이어졌음을 우리는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일을 잘해 놓고도 아버지처럼 권위 있는 사람에게 ‘잘했다’는 인정을 받기 전에는 불안해하는 성향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아버지에 대한 믿음, 나아가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가질 때 걱정과 공포는 사라지고 용감해진다.
이삭은 믿음의 조상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충성가형이다. 착하고 성실하게 살면서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믿음의 전승을 수호할 뿐 아니라, 고향을 떠나지 않고 수호하는 자세로 일관한다. 특출한 사건은 없었어도 평생토록 전통을 지키며 충실하게 산 표본이다. 유대 카발라 영성에서는 전통과 혁신의 균형을 중시한다. 이삭은 계승과 수호의 상징이라 할 인물이다. 그는 고향을 떠나 끝없는 순례의 길을 걸었던 아브라함과 대조를 이룬다. 이삭은 평생토록 가나안을 떠난 일이 없는 유일한 믿음의 조상이다. 어느 공동체나 그 안에서 이토록 전통을 고수하며 수호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자기 스스로 수호자 성향을 지니더라도 내면에서는 끊임없이 혁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며 ‘항상 갱신’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호수아는 그 유명한 영도자 모세의 보좌관 노릇을 오랫동안 한 만큼 충성가의 상징이다. 그는 강한 개혁가 리더를 보좌하면서 단련된 데다 영도력을 전수받았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하나님을 의지하며 용감해지기까지 했다. 그 결과 용기와 충성이 배합된 리더십을 발휘해 마침내 꿈에 그리던 약속의 땅에 들어가는 위업을 이룬다. 충성과 용기를 갖춘 여호수아도 내면에는 평생 동안 공포의 격정을 지니고 살았다. 모세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그의 권위에 맞추면서 그를 의지하고 보필했으며, 그에게 인정받기 전에는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사후에 최고지도자가 된 여호수아는 다른 누구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면서 더할 수 없이 용감해진다. 모세가 살아 있을 때도 여호수아가 그토록 하나님만 의지하면서 용기를 가지고 모세에게 충성했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었으리라.
열두 제자 가운데서 으뜸이요 교회의 수장이 된 베드로는 6번 유형 가운데서도 독특하다. 흔한 겁먹은 6번 유형이라기보다 흔하지 않은 겁주는 6번 유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목을 살리기 이전에는 불쑥불쑥 나서며 돌출발언, 돌출행동을 잘하곤 했다. 그러나 오순절에 성령의 능력으로 부활 신앙을 확고히 하면서부터는 공포의 격정을 다스리며 용기의 덕목을 살리게 된다. 그럼으로써 용감한 리더십을 발휘했을 뿐 아니라 최고의 충성을 바치는 순교자가 되었다.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으뜸가는 제자요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는 초대 교황으로 모시는 사도 베드로는 이름 그대로 ‘반석’이다. 그는 하나님에 대한 충성으로 박해 상황에서도 교회를 수호하며 지킨 순교자다. 그러나 위기상황이나 갈등상황에서는 6번 특유의 염려와 공포 때문에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 일도 있다. 이는 보통 사람에게만 그런 일이 생기는 것이 아님을 보여 준다. 제아무리 용감한 사람도 공포를 느낀다. 지도자도 공포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공포를 이기고 넘어서서 전진하도록 돕는 것이 지도자의 책임이라고 말한 넬슨 만델라 Nelson Mandela의 말을 곱씹게 된다. 우리는 스스로 공포를 이겨내고 끝내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한 베드로에게서 용기가 승화되는 진실의 순간을 본다.
6번 유형은 소심해서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겁먹던 마음에서 벗어나, 공포의 격정을 다스리며 절대자를 믿고 의지하는 마음으로 용기의 덕목을 살리기만 하면,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 준다. 용기와 충실함이 배합된 인격은 안정감이 있으며, 공적인 영역에서는 용감한 충성심이 발휘되므로 순국과 순교의 경지에 이른다. 따라서 그들은 누구나 존경하고 사랑하는 인물이 될 수밖에 없다. 본디 호인 타입인 6번 유형은 성실성에 더해 용기를 지녀도 속으로는 불안감이 서려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이들은 늘 자기 관찰과 자기 기억을 통해 스스로를 확인하고 자신에 대한 신뢰와 적극적인 자세를 가짐으로써 용감하게 자기를 표현하며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래야 포용력이 커지며 평화를 이루는 리더십을 갖추게 된다.
6번 유형은 남에게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내면에 지닌 사랑과 충성심에서 우러나오는 헌신적인 노력으로 관계를 유지하거나 공동체에 이바지함으로써 스스로 행복하고 자유로워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 자유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앞서 살핀 인물들을 생각하면서 자기 관리와 위기관리에 대해 살펴보자.
6번 유형은 수호형으로서 충성가 기질이 강하다. 이들은 질서, 규칙, 명령을 잘 지키며 성실하게 산다. 일탈을 기피하며 충실하게 사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안전 제일주의’라는 유혹을 받으며 살기 때문에 항상 조심스러울 뿐 아니라 우유부단한 면을 잘 드러낸다. 6번 유형은 누가 봐도 ‘호인’ 타입으로 좋아할 만한 인상이라 편하게 느껴지지만 조금만 긴장해도 불안해 보인다. 이들은 남들이 강하게 혹은 또렷하게 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자기는 부드럽게 말하려 한다. 그러나 긴장하면 목소리가 가라앉거나 발음이 불명확하기가 쉽다.
6번 유형은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어 늘 성실하고 착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반면, 잘못했을 때 버림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더 충실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형성된다. 리더가 되어서도 상황이 어려워지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염려가 많아지고 불안감과 공포가 커질 수 있다. 이들은 공포의 격정에 사로잡히면 리더의 자리에서 버림받을까 봐 두려워하게 된다.
만 여섯 살을 전후해 아버지와의 긍정적인 관계에서 사랑을 받으며 자랐기 때문에 보호자로서 아버지가 든든한 배경이 된다. 그래서 아버지에게 의지하다가 나중에는 의존하게 된다. 어릴 때도 아버지가 밖에서 일하는 낮 시간에는 불안을 잘 느꼈다. 크면서도 아버지나 아버지 같은 권위 있는 인물을 좋아하고 의지하는 성향을 보인다.
그러나 6번 유형이 공포의 격정을 사로잡고 안전을 추구하기보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방향으로 변환해 신심을 가지면 누구보다 용기가 커진다. 이들은 편안하고 충실하면서도 용기가 있으므로 모두가 믿고 따르는 리더가 된다.
충성가 기질이 강한 6번 유형은 위기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심하면 지나친 염려와 공포에 사로잡혀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일 수 있으나 남다른 신심과 충실함, 용기와 해결사적 능력으로 위기를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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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니어그램으로 보면 인간의 의식은 4단계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잠자는 상태, 둘째는 선잠 깬 상태, 셋째는 자기를 의식하는 상태, 넷째는 객관적 세계와 우주를 의식하는 상태로 크게 나눈다. 대부분의 사람은 타성에 젖어서 기계적인 삶을 산다.
생각(지성), 느낌(감성), 행동(활동) 사이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살아간다. 왜 사는지도 모르고, 삶의 의미도 목적도 모른 채 산다.
참 지식에 이르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각(Thinking), 느낌(Feeling), 행동(Doing) 즉 지성, 감성, 본능 이 세 가지가 조화되고 균형을 이루도록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하고, 기계적 삶에 저항하며 살아야 하며, 늘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해 가는 일에 열정을 쏟아야 한다.
출처 : 공동체성서연구원 김영운 목사님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
(에베소서 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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