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채움 - 지경 넓히기 - 미국문화체험

나효선 2008. 8. 1. 00:34

채움 - 지경(삶의 영역) 넓히기 1

 

  나는 28년간 ‘나뿐 여자’(?)였다. 지금은 어머니와 살고 있으니 삶의 영역이 2배 확장되었다.

부모님의 친척이 거의 없고, 두 언니, 큰오빠는 미국에 있고, 작은오빠는 서울에 있고, 나는 대전에서 따로 살았기에 친지간에 오가는 경험이 많지 않다.

2005년 큰조카 김현근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가서 다른 사람들의 지경을 보고 많이 배웠다.

  큰조카가 삼십 중반인데 결혼을 하지 않아서 이모의 영향을 받았는가 걱정을 했다. 2004년 3월에 존스홉킨스대학병원에서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서울에 잠시 왔었는데 그 때 인생 상담(?)을 하더니 드디어 결혼한다고 초청해서 큰맘 먹고 2005년 8월 1일 미국에 갔다.

조카며느리인 한애린은 미국에서 태어나서 노스웨스턴대학교, 하버드대학원을 나왔다. 둘이 학창시절 시카고에서 살 때 만난 적이 있는데, 2004년 큰조카가 시애틀에 있을 때 샌프란시스코에서 교사로 있는 애린을 찾아가 만나서 결혼하게 된 것이다.

 

미국 문화 체험 -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

  ‘브라이덜 샤워(bridal shower)’라는 새로운 문화 체험을 했다.

‘브라이덜 샤워’란 결혼을 앞둔 신부가 친지, 친구들과 모여 선물을 주고받으며 가볍게 즐기는 파티를 말한다. 친지나 친구에게 미리 살림에 필요한 목록을 보여주어서 그 중에서 선물할 수 있는 것을 알려주고 중복되지 않게 준비해서 참석하는 것이다.

 

  2005년 8월 6일 시애틀에서 온 큰조카를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에서 만나 큰언니와 같이 신부네로 가는 차 안에서 마음속으로 무척 긴장을 하였다. 인간관계의 경험이 많지 않은 나는 어떻게 사람들과 어울릴지 심히 걱정이 됐다.

  집이 에반스톤 근처에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시카고 근교로 이민 가서 사는 20여명의 사람들이 매주 한 번씩 모여서 성경공부도 하고, 친교도 나누는 아름다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집에 가니 전채요리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긴장이 되어서 먹지 않았다. 쑥스러운 상황을 카메라가 해결해주었다. 사진을 찍어주니 자연스럽게 분위기에 맞추어 같이 어울리게 되었다.

‘포트락’으로 초대된 사람들이 음식을 하나씩 맡아서 준비해 와서 뷔페로 차린 저녁식사를 하였다. 과자가 맛있다고 칭찬하니 손수 구운 사람이 매우 좋아했다.

≪ potluck dinner : 각자가 음식을 지참하여 하는 저녁 식사 모임 ≫

  식사하고 나서 거실에 모여 찬송과 기도를 한 후 편을 넷으로 나누어서 마시멜로를 가지고 케이크를 만드는 게임을 했다. 잘 만든 사람들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나 모두 치약과 비누 선물을 받았다.

게임을 한 후 거실에 모여 앉아 각자 가져온 선물을 주면서 덕담을 해주었다. 자기네 부부의 살아온 삶에 비추어 남편이나 부인의 칭찬을 하기도 하고, 어려웠던 때를 슬기롭게 헤쳐 나온 경험을 말하기도 하여서 신랑신부의 결혼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말을 해주었다.

특히 어떤 여자 분이 한 말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있다. 부인이 실수하여 불이 나서 집 내부가 조금 탔는데 평소에 대하기 어려워했던 남편이 의외로 감싸 안아주면서 “놀라지 않았냐.”고 해주어서 너무나 고마웠다는 남에게 하기 어려운 얘기를 하니 모든 사람들이 감명 깊게 들었다.

신랑신부만이 아니라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아주 진지하기도 하고, 유머가 있기도 하고, 매우 유익하고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