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에니어그램 6번 유형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요한복음 14 : 1)
세상에 근심걱정 없이 사는 사람은 없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두려움 없이 사는 사람도 없다. 누가 더하고 덜하냐 하는 차이가 있을 따름이다. 얼마 전에 타임 Time지에 공포 Phobia를 다룬 특집이 실렸다. 현대인들이 느끼고 경험하고 사는 각가지 공포를 모아서 목록을 만들었는데 600가지가 넘었다. 심지어 ‘먼지 공포증’까지 있는 것을 보면 사람은 별것을 다 두려워할 수 있다.
그러나 유별나게 공포가 격정으로 작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자신을 안전하게 지키려는 생존 본능이나 자기 보호 본능이 있기 때문에 저마다 두려움이 있을 수 있으나, 에니어그램 6번 유형은 이 점에 있어서 가장 두드러진다. 어려서부터 ‘보호자’로서 아버지와 관계를 긍정적으로 맺고 살아온 이들은 기본적 욕망이 ‘안전보장’ Security 즉 안정을 확보하는 것이었던 만큼, 기본적 공포는 버림받고 외톨이가 될까봐 두려워하는 것이었다.
인성은 꼭두각시와 같다고 말한다. 그 까닭은 사람이 자신의 의지를 따라 행동하며 주체적으로 살지 않고, 주로 격정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격정에 사로잡혀 사는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하려고 마음먹는 일은 못하고, 안 하겠다고 결심한 일은 기어코 한다.’ 이만큼 격정에 휘둘리거나 사로잡혀서 살기 때문에 꼭두각시처럼 행동하기 마련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6번 유형은 주로 공포에 사로잡히거나 휘둘리며 산다. 깊이 들여다보자면, 어려서부터 어떻게 이런 성격이 형성되었는가를 이해하게 된다. 6번 유형은 아버지 또는 아버지 같은 인물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자라났다. 그래서 아버지가 자기를 좋아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아버지에게 인정 받는 것이나 승인 받는 것 또한 중요하다.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태도를 확인하거나, 이것이 불확실하면, 시험하기까지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자기를 역시 좋아하고 인정한다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어야 비로소 안심이 된다. 이런 확신을 스스로 갖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아버지가 자기를 좋아하고 인정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불안하다. 이것이 심하면, 몹시 걱정이 되고 두려워서 공포로 발전한다.
이렇게 형성되기 시작한 6번 유형의 성격은 자연히 남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같은 속성으로 나타난다. 남들이 자기를 좋아하는 것과, 남들에게 인정받고 승인 받는 것을 늘 확인하려 한다. 그래서 자신들을 향한 남들의 태도를 시험하거나, 자신이 없을 때 생기는 공포를 극복하려 하거나, 안심할 길을 찾으려 한다. 그 가운데서도 권위 있는 사람이 나타나서 도움을 주거나 자기를 인정하는 것을 바란다.
6번 유형은 아버지나 아버지 같은 권위 있는 인물을 좋아하고, 의지하고, 그에게 인정받기를 원하면서 크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의존적이다. 평균 상태의 6번 유형들은 자신의 단점으로 의타심을 꼽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무슨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때도 혼자서 하면 불안하고, 누군가 함께 하는 사람이 있으면 안심이 되거나 불안하지 않다. ‘밤길을 가는 엄마가 갓난아기만 업고 가도 안심이 된다.’는 말은 이런 특징을 잘 설명해준다.
6번 유형은 권위 있는 인물 또는 집단이나 조직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거기에 순종한다. 팀워크를 잘하고 조직인으로서 충실하고 모범적이다. 따라서 질서, 규칙, 명령에 충실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뭔가 어긋나는 일 즉 일탈을 기피한다. 그러면서도 내면에서 편안하지 못하면, 권위에 대하여 엇갈리는 자세로 반응하기 시작한다. 이럴 때는 간접적으로 수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는 묘한 심리가 모순적으로 나타난다.
6번 유형은 그래서 내면의 정서에 충실하려는 것과 외적인 관계에 충실하려는 것 사이의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여 양가가치 ambivalence 때문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동요하거나 불안해진다. 이런 경우는 망설임이 심하게 나타나며 매사에 꾸물거리고, 우유부단하고, 지나치게 조심스럽고, 뭔가 회피하려 한다. 이런 상태로 긴장이 높아지면, 심술이 나고 방해꾼이 되면서, 돌출행동으로 나타난다. 공포를 극복하기 위하여 반동적으로 거칠고 반항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럴 때 에너지는 소모된다.
6번 유형은 누가 봐도 호인 타입으로 좋아할 사람들이다. 특별히 누구에게 의지하거나 승인 받고자 애쓰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좋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것을 모르고 살면서 의존심이나 인정욕구에 끌려 살다보면, 속으로는 불편하고, 겉으로는 불안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손실이 엄청나게 커진다. 자신의 파워를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쓸 데 없는 곳으로 에너지를 흘려보낸다.
이와 반대로 6번 유형이 자기를 확인하고 자신을 믿어주기 시작하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지면서, 에너지는 높아지기 시작한다. 아버지를 좋아하고 의지하던 데서 시작된 성격의 패턴과 특징을 살리는 방향에서 ‘하나님 아버지’를 좋아하고 의지하는 데로 방향 전환을 한다. 그렇게 되면 6번 유형은 성실하고 충실한 데다 용기가 더 커지게 된다. 에너지가 솟구치기 시작한다. 파워 에니어그램이 어떤지 경험하게 된다.
6번 유형은 충실하면서도 미지의 공간이나 시간 속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걱정이 되고 두렵기를 잘한다. 그래서 공포와 비겁과 불안과 망설임이 문제로 나타난다. 그러나 하나님을 의지하면 신앙과 영성으로 용감해진다. 평소에 그들의 공포나 걱정이 현실에 바탕을 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날까봐 불안한 나머지 공포심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믿음을 가지면,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하나님이 보호자가 되실 것이기에 염려도 두려움도 없어진다.
6번 유형들이 불안과 공포에 휩싸이며 비겁하고 우유부단하면서 에너지가 크게 손실되는 데 비하여, 신심으로 인하여 용감해지면 견주기 어려울 만큼 에너지가 솟구친다. 위기의 상황 속에서도 일을 치루는 사람들은 역시 용감한 6번들이다. 영웅, 열사, 순교자들이 6번 유형에서 많이 나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건강한 6번이 파워 에니어그램을 자각하게 되면, 평소에 남에게 호감을 사던 것에서 한층 발전하여 강한 정서적 반응과 지지를 끌어낸다. 남의 마음을 끌고,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고, 사랑을 받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느낀다. 따듯함과 함께 신뢰를 불러일으키게 되면서, 자신의 에너지를 높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까지도 기운이 나게 에너지를 높여준다.
파워 에니어그램을 경험하는 6번 유형은 스스로 내면의 안정감을 느끼면 다른 사람들과의 환경에서도 능동적으로 안정감을 높이는 데 이바지함으로서 일이나 관계나 환경을 체계화하고 조직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을 발휘한다. 예를 들자면, 평소에 그 많던 걱정의 목록을 만들고 보면, 걱정은 사라지고 일감으로 남게 된다. 그러면, 거기에 따라서 계획 plan하고 예측 predict하고 준비 prepare하면서 3-P 법칙을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막연하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염려하고, 아버지 같은 사람에게 승인받지 못할까봐 두려워하던 쓸 데 없는 걱정은 사라지고 3-P 법칙을 살리면서 점차 파워 에니어그램을 살리면 6번 유형은 충실하고 호인인데다 용기까지 더한 영웅이 된다. 자신의 일을 떳떳하게 하고 남는 에너지로 남들을 돕는 헌신적이고 충실한 사람이 된다.
출처 : 공동체성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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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없는 사랑
김기석 목사(청파교회)
성전을 성전답게 하는 것은 건물이 아닙니다.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병들고 찢긴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절망의 어둠 속에 있던 이들에게 빛을 비추고, 뭔가에 짓눌린 채 살아가던 사람들을 해방하여 자유인으로 살도록 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사람들이 하나님을 경외하며 살도록 하는 것, 바로 그것이 바로 성전의 존재 이유입니다.
주님은 넘어짐도 삶의 일부분임을 가르쳐주십니다. 주님은 “베드로의 믿음이 꺾이지 않도록 기도하였다”(눅 22:32)고 말씀하십니다. 모멸감이나 자기혐오에 사로잡히면 다시 일어설 용기를 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주님은 그런 혹은 그럴 가능성이 큰 베드로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아픔을 겪어본 사람이라야 아파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패의 쓰라림을 맛본 사람이라야 지금 자기에게 절망한 이들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으깨진 포도처럼 생의 밑바닥을 맛본 사람이라야 그런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도울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주님이 겪으신 고난과 죽음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그는 몸소 시험을 받아서 고난을 당하셨으므로, 시험을 받는 사람들을 도우실 수 있습니다”(히 2:18).
주님은 베드로에게 “네가 다시 돌아올 때에는, 네 형제를 굳세게 하여라”(눅 22:32) 하고 당부하셨습니다.
누구나 넘어질 수 있습니다. 도덕적으로도 완벽하지 못하고, 신앙적으로도 담대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자주 실패를 경험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실패를 계속한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실패를 디딤돌 삼아 더 나은 존재가 되지 못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실패입니다.
우리는 넘어졌더라도 그 자리를 딛고 일어나 형제를 굳세게 하라는 소명 앞에 서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십자가의 길입니다. 비록 으깨진 포도 같은 우리라 해도, 주님의 가없는 사랑을 신뢰할 때 향기로운 포도주처럼 새로운 존재로 거듭날 것입니다. 주님의 일을 위해 우리를 바칠 때 우리는 성찬의 포도주처럼 거룩한 삶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주님은 바로 우리들을 통해 이 척박한 땅에 사랑과 생명의 씨를 심으려 하십니다.
출처 : 당당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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