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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나의 모란이 피었다.

나효선 2011. 5. 13. 17:05

 

모란! 나의 모란이 피었다.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들었던 ‘모란’의 노래!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의 모란’이 피었는지 며칠 전부터 궁금했다.

일이 있어서 외출을 한 김에 5월 10일 비가 오지만 이촌역에서 모란을 만나러 갔다.

(때를 놓치면 1년을 또 기다려야…)

 

 

 

국립중앙박물관 계단을 올라 후원을 바라보니

모란의 화려한 자태가 눈에 들어왔다.

가슴이 뛰며 반가움이 솟아났다.

 

 

 

모란이 함초롬히 비를 맞으며 정갈한 자태를 드러낸다.

 

 

모란(牡丹)

작약과의 낙엽 활엽 관목. 높이는 2미터 정도이고 가지는 굵고 털이 없으며, 잎은 크고 두 번 깃모양 겹잎이다. 늦봄에 붉고 큰 꽃이 피는데 꽃 빛은 보통 붉으나 개량 품종에 따라 흰색, 붉은 보라색, 검은 자주색, 누런색, 복숭앗빛을 띤 흰색 따위의 여러 가지가 있다. 뿌리껍질은 두통·요통에 쓰는 약이나 건위제, 지혈제, 진통제의 약재로 쓴다. 추위에는 강하나 더위에는 약하며 연평균 15℃ 이상의 따뜻한 지방에서는 발육이 불량하다. 인가나 화원에서 관상용으로 재배한다. 중국이 원산지이다. <국어사전>

 

 

 

 

 

설총의 『화왕계』에 ‘모란은 꽃의 왕’이라 표현했다.

 

화왕계(花王誡) 설총(薛聰)

 

[ 신라 신문왕 때 설총이 꽃을 의인화하여 지은 우언적(寓言的)인 한문 단편.

꽃의 왕 모란이 아첨하는 미인 장미와 충간을 하는 백두옹 사이에서 누구를 택할 것인가 주저하는 것을 보고 백두옹이 왕을 질책하였다는 내용이다. 《삼국사기》 〈열전(列傳)〉의 설총조에 실려 있으며, 《동문선》에는 〈풍왕서(諷王書)〉라는 제목으로 전한다.

 

옛날에 화왕이 처음 왔을 때

植之以香園(식지이향원) : 향기로운 꽃동산에 이를 심고

護之以翠幕(호지이취막) : 푸른 장막으로 보호하였는데

當三春而發艶(당삼춘이발염) : 봄날이 되어 요염하게 피어나

凌百花而獨出(릉백화이독출) : 온갖 꽃들을 능가하여 홀로 뛰어났습니다. ]

 

 

 

 

 

 

 

 

 

 

 

 

 

 

 

모란이 피기까지는

                                             영랑 김윤식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네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둘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기다림은 이루고자 하는 일의 과정이다.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이루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서

준비된 사람이어야

바라는 일을 이룰 수 있다.

 

아버지 라사행 목사님이 42세에 미국 달라스의 S. M. U.에 유학하여

어여쁜 막내딸의 탄생도 보지 못하고 접시닦이를 하며 공부하셨기에

연세대학교 교목,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 총무를 역임하실 수 있었다.

어머니 조문사 장로님은 ‘모란이 피기까지는’ 노래를

뱃속의 나에게 불러주시면서 아버지를 기다리셨다.

 

나에게 아버지는 그냥 아버지였다.

하나님 나라에 가신 후에야 아버지가 이루어 놓으신 일들을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군목 제도 창설에 함께 하시고, 형무소 목사 제도를 창설하시고, 춘천 YMCA도 창립하시고,

기독교대한감리회 교육국 총무를 하시면서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시는 등

‘주의 일’을 왕성하게 하신 아버지를 이제나마 알게 되어 즐겁다.

 

나 곧 내 영혼은 여호와를 기다리며

나는 주의 말씀을 바라는도다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내 영혼이 주를 더 기다리나니

참으로 파수꾼이 아침을 기다림보다 더하도다

(시편 130편 5, 6절)

 

소망의 하나님이

모든 기쁨과 평강을 믿음 안에서 너희에게 충만하게 하사

성령의 능력으로 소망이 넘치게 하시기를 원하노라

(로마서 15장 13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