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분별9 - 믿음

나효선 2008. 11. 3. 01:03

  말을 배우는 어린아이는 순수하게 부모의 가르침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엄마”, “아빠”라는 말을 의심하지 않고 받아들여서 그대로 믿고 “엄마”, “아빠”로 표현한다.

그러나 나는 ‘고질적인 이성주의(理性主義)’로 인해 믿음과 겸손과 순수성이 부족하여 하나님께서 표적을 보여주시기만 바란다.

꿈, 무지개, 성령체험, 성경말씀 등으로 알려주셔도 ‘잘못 수신하지는 않았는가?’ ‘지금이 그 때인가?’ 잘 알 수 없어서 더욱 확실한 표적을 바라고 있다. 마치 기드온이 양털로 시험하여 하나님의 표적을 바라는 것처럼…

예수님이 “어린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복음 18장 3절)” 하셨으니 어린아이처럼 자기를 낮추고, 순수성을 회복해야겠다.

 

기복적(祈福的) 믿음

  나는 오십여 년 동안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오면서 ‘주도적인 반항’으로 하나님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3개월여 교회에 가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붙을 줄 알았던 대학교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후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기나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어린 마음에 하나님이 원망스러웠다. 후기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교회에는 가기가 싫었다. ‘과연 하나님은 계신가?’ 모태신앙이라 내 자유의지로 믿은 것이 아니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흔들리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시고, 만사형통하게 해주셔야만 나의 하나님이시고, 바라는 것을 이루어 주시지 않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 하나님 존재에 대해 회의를 느껴서 하나님을 거부하고, 믿지 않고, 교만에 빠지는 ‘기복적 믿음’의 수준이었다.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아도 이상하게 부모님은 교회에 가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화창한 봄날인 5월 11일 왠지 그냥 교회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간 후로는 열심히 다녔다.

‘주도적 반항’의 대가로 ‘연애’라는 것을 졸업할 때까지 하지 못했다. 그즈음 미팅에서 만난 남학생이 날마다 대학교로 찾아와서 만나고 있었다. 그런데 교회에 다시 가서 하나님과의 소통이 이어지자마자 교회학교 교사, 성가대원, 청년부 회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졌다. 남학생을 만나고 늦게 귀가하니 엄마가 아시고 “교회 일을 해야 하니 만나지 말라.” 하셨다. 엄마의 말을 잘 듣는 나는 바로 헤어졌다.

막내라서 그런지 무엇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없이 대학생활을 했는데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 4년 동안 교회학교 교사로서 열심히 일한 대가로 그 후 28년의 교사생활을 하나님이 주신 능력을 잘 발휘하여 맡은바 소임을 다하였다.

 

장성한 믿음-‘수로보니게 여자’

  요즈음 나철진 목사님(주도적 믿음), 백기찬 목사님(진정한 믿음)으로부터 ‘수로보니게 여자’의 믿음에 대하여 배웠다.

 

“자녀의 떡을 취하여 개들에게 던짐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 여자가 이르되 주여 옳소이다마는 개들도 제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마태복음 15장 26~27절)

 

수로보니게 여자는 예수님에게 ‘개’ 취급을 받았어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였다. 자존심이 엄청나게 상했을 텐데도 어린 딸을 위해서 즉시 반응하지 않고 먼저 생각하는 ‘지혜’와 치솟는 감정(모욕)을 참을 수 있는 ‘절제력’을 갖춘 여자이다. 성숙한 인격의 소유자이다.

수로보니게 여자는 이방인이었으면서도 예수님이 귀신들린 어린 딸을 고쳐줄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을 지혜롭게 알아보았다. 그러기에 창피하여도 적극적으로 예수님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냉랭하게 대하고, ‘개’ 취급을 해도 절대주권자에게 겸손하게 절하며 도움을 청했다. 예수님의 모진 말씀에도 반발하지 않고 긍정을 표하면서 자기의 소망을 이루기 위해 감정을 절제하고 지혜로운 말을 하였다.

예수님이 이방인 여인의 ‘장성한 믿음’을 보시고 “여자여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 하시니 그 때로부터 그의 딸이 나으니라(마태복음 15장 28절)”

≪ 수로보니게 여자가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는 지혜로운 말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의 삶에서 주도적인 삶을 살았기 때문이다. 자극에 즉각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반응에 책임질 수 있는 의식적 선택을 하는 삶을 살았다. 자기의 삶을 의도적으로 계획하고 통제하며 소망을 관철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

 

지금 나는?

  하나님의 은총을 받았으니 그 은총에 합당한 사람이 되어 잘 감당할 수 있게 능력을 키워나가도록 노력한다.

강하고 담대하며 지혜로운 수로보니게 여자의 믿음을 배웠으니 그를 본받아서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뜻(의도)을 올바로 깨달아서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장성한 믿음’을 갖도록 노력한다.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절대적 주권을 가지신 하나님의 섭리를 기대하고, 영육 간에 원기 왕성한 삶 · 풍성한 삶으로 이끌어 주심을 믿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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