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 - 하나님 나라 3

나효선 2008. 9. 5. 00:10

사랑의 빚

  나는 주는 것을 잘 못한다. 40여 년간 사랑을 받기만 하고 주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고 살았다. 1999년에서야 부모님을 돌봐드리기 시작했다. 내가 부모님에게 주어야하는 입장이 되니 처음에는 너무 이상했다.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어서 돌봐드리고, 두 분의 임종을 지키니 막내딸로서 어설프나마 할 도리를 해서 기쁘다.

 

  인간관계의 폭이 넓지 않은 나인데 어머니가 하나님 나라로 가시는 전송 길에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많은 분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받으니 무척 감사하면서도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대전에 재직하고 있는 대학교 교원 동문회에서 사랑의 마음을 보내주시고, 18개월 전에 근무했던 호수돈여자중학교의 교장선생님, 교목님, 여섯 분의 선생님들께서 억수 같이 쏟아지는 빗속을 달려서 대전에서 서울 거의 끝인 곳까지 오셔서 많은 선생님들의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시고, 더군다나 호수돈여자고등학교 선생님들까지 사랑의 마음을 전해주셨다. 홍제감리교회의 친구들인 귀남, 광규, 유순, 수철, 영옥, 명희를 오랜만에 만나서 이름을 불러가며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오랜 친구 진선이와 그 남편을 함께 만나고, 서울에 사는 사랑스런 제자 주형이를 10여년 만에 그 남편과 함께 만나기도 했다.

18개월 전에 명예퇴임을 하여 사는 곳도 달라졌는데 나에게 마음 쓰는 선생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서 너무나 기쁘고 감사하다.

1980년대에 후배 여선생님이 “선생님은 왠지 보호해 주고 싶다.”고 하면서 나는 “인복이 많다.”고 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학교 선생님들이 나에 대해 아주 많이 마음을 써준다고 김승연 선생님이 말해주시니 너무나도 기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살아나갈 힘을 얻는다.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로마서 13장 8절)

 

삶의 지경 넓히기

  ‘삶의 지경 넓히기’ 수련의 기초과정에 겨우 발을 들여놓았는데 갑자기 심화과정으로 들어가게 되어 정신이 없다.

이제 막 ‘사랑법(더불어 살아가는 법) 배우기’를 시작했는데 나의 지도자이신 어머니가 3일간 아프시다가 93년간의 세상 국적에서 하나님 나라로 국적을 갑자기 바꾸시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미국에서 언니 둘과 큰오빠, 작은 언니의 아들 제이슨이 오니 좁은 집에 여러 왕들과 여왕들이 있게 되어 그동안 쌓았던 수련이 흔들렸다. 평정을 찾을 수가 없다.

삶의 지경을 넓혀보려고 이제 겨우 한 발짝을 떼었는데 갑자기 넓어진 지경을 바라보니 움츠리게 된다. 내 뒤에는 낭떠러지가 있어서 뒤로 가면 떨어지게 된다. 앞을 보니 아득하다.

이제는 스스로 알아서 ‘삶의 지경 넓히기’ 과제에 대해 자율학습하라고 하신다. 시험은 언제일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힘을 내야 한다. 열심히 살아야 한다.

 

“주여! 내 손 잡아주옵소서.

어찌해야 좋을지 나를 가르치소서.

어디가야 좋을지 나를 인도하소서.

주의 음성을 확실하게 들려주옵소서.”

 

“눈을 들어 산을 보아라 너의 도움 어디서 오나

천지 지으신 너를 만드신 여호와께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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