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92년 30대 중반의 나이인데 중학교 3학년 주임을 했다. 당시는 고등학교 입학시험이 있어서 교육청 주관의 학력고사를 본 후 채점한 답안지를 교육청에 제출을 한 후 나온 성적으로 각 학교의 성적이 매겨졌다. 대전 61개 중학교의 주임교사들이 모이는 자리에 가니 나보다 연세가 많고 거의 다 남자 선생님들이셨으나 주눅 들지 않고 당당했다. 답안지를 재검까지 정확하게 하고 성적통계도 잘못됨이 없이 정확하게 했고 호수돈여중의 성적이 매우 우수하였기 때문이다.
그 때에 신관 신축 공사를 하느라 3학년 교실이 위아래 층으로 나뉘어 있고, 7시까지 자율학습 지도를 했는데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맡은 일을 했다. 내가 잘한다고 생각하니 다른 교사들이 내 기대치에는 못 미치는 듯 여겨져 실망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 분단장을 한 것이 전부인 내가 깨달은 것은 ‘혼자서는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만 잘 한다고 해서 학년의 일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합심해서 서로의 장점은 살리고 모자라는 부분은 메워주면서 협력해야 일이 잘 되는 것임을 깨달았다. 업무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도 원만하여 인화단결이 되어야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빈틈이 없이 하는 것보다는 어떤 때는 약간 모자라는 척하기도 하고, 일일이 동료 교사들을 낮은 자세로 살펴서 배려해야함을 알게 되었다.
1993년에 교육청에 교육장상으로 추천을 했는데 교육감상을 주었다.
환경부장, 진로상담부장, 교육과정부장을 하면서 내가 일을 잘 하면 거기에 비해 업무에 대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교사들에게 실망을 하곤 했다. 그러나 인간 유형에 따라 성격이 다르고 그에 따른 능력도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니 A선생님은 인간관계가 좋고, B선생님은 컴퓨터 등과 같은 기계를 잘 다루고, C선생님은 창의성이 좋고, D선생님은 추진력이 좋다는 등 각기 잘 하는 부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겨울방학 때는 새로운 학교교육과정을 짜는데 모든 선생님들이 자료를 주어야 그것을 토대로 작성할 수 있다. 여러 번 내용을 다시 살펴보고 교무부장, 교감선생님, 교장선생님이 보고 인쇄소에 넘긴 후 가제본된 것을 다시 살펴서 수정한 후 인쇄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쇄본을 보면 잘못된 오자를 발견하게 된다.
완전한 사람은 없다.
“우리가 다 실수가 많으니 만일 말에 실수가 없는 자라면 곧 온전한 사람이라 능히 온 몸도 굴레 씌우리라”
(야고보서 3장 2절)
백조가 되니 인간심리에 관계되는 책들을 보고, 또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TV프로그램을 통해서 많은 정보들을 얻게 된다. 그래서 ‘A는 이래서 이랬구나. B는 저래서 저랬구나.’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내가 에니어그램에서는 장형에 속하는 1번 유형이라는데 머리․가슴․장형에서는 머리형인 것 같다.
내가 나를 잘 모르겠는데 남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고귀한 인간이다. 섣부르게 남을 판단하려고 하지 말고 나를 올바르게 채우도록 노력한다.
교만을 벗어버리고 겸손하게 살고자 하다 보니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한다. 내 안을 좋은 것으로 채워야 자신감을 갖게 된다.
하나님은 나와 동행하시며 나의 길을 바르게 인도하신다.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영적 에너지 즉 생기를 불어넣어 주신다.
예수님의 겸손을 본받아 내 안의 헛된 것들을 비우고자 노력한다.
“그리스도 안에 무슨 권면이나 사랑에 무슨 위로나 성령의 무슨 교제나 긍휼이나 자비가 있거든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사랑을 가지고 뜻을 합하며 한 마음을 품어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
(빌립보서 2장 1절~4절)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 찔림과 은혜 (0) | 2008.02.01 |
---|---|
겸손 (0) | 2008.01.23 |
소망, 주께 가오니 (0) | 2008.01.01 |
믿음 (0) | 2007.12.28 |
기쁜 성탄절 - Merry Christmas (0) | 2007.1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