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2022년 평신도 월례회공과 5월 예수 안에서 한 가족! 초기 교인들의 신앙실천운동

나효선 2022. 5. 11. 23:00

 

기독교대한감리회 2022년 평신도 월례회공과

5월 예수 안에서 한 가족!

초기 교인들의 신앙실천운동

 

2단원 뿌리내리는 감리교회

 

찬송 :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성경봉독 : 에베소서 2:13~22

요절 :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

        (에베소서 2:19)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입니다.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주 안에서 한 가족입니다. 혈연과 지연을 뛰어넘어 실제로 한 가족 됨을 드러낸 사건이 초기 감리교회 역사 속에 있습니다. 오늘 성경은 야곱의 이름이 바뀌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순히 호칭만 바뀐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발뒤꿈치를 의미하는 야곱이 하나님과 겨루어서 승리함을 상징하는 이름 이스라엘로 바뀌었습니다. 남의 발뒤꿈치를 잡아채며 살았던 삶에서 하나님의 승리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인생으로 바뀌었습니다. 성경에서 이름이 바뀌는 것은 하나님을 만나면서 변화된 삶을 상징합니다. 초기 감리교회 역사에서 이처럼 예수님을 믿고 난 뒤 이름을 바꾸면서 삶이 바뀐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강화 초기 교인들의 이름에는 재미난 규칙이 있습니다. 박능일, 권신일, 종순일 등 이름에 한 일()자가 똑같이 들어간 것입니다. 이 이름들을 통해 강화 초기 교인들이 신앙생활을 어떻게 했는지를 알 수 있고 이들을 통해 복음의 능력이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1890년 후반, 강화도 북쪽 홍의마을에 복음이 들어왔습니다. 마을 훈장이었던 박능일이 옆 동네 다리목의 김상임이 기독교를 받아들였다는 말을 듣고 따지러 갔다가 도리어 복음을 받아들이고 서당을 처소로 삼고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이 같이 예수님을 믿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수 믿고 교인이 된 것은 옛 사람이 죽고 새 사람이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인데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주듯 거듭난 우리가 새 이름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라며 이름을 바꿉니다. “집안은 서로 다르지만 한 날, 한 시에 세례를 받아 한 형제가 되었고, 이 마을에서 처음 믿었으니 모두 한 일()자를 돌림자로 하자하여 조상에게 물려받은 성()은 그대로 두고, 마지막 글자는 한 일로 통일하고 가운데 글자만 정하여 이름을 바꾸게 됩니다.

 

성경에서 글자를 선택하여 [믿을’(), 사랑 ’(), 능력 ’(), 은혜 ’(), 은혜 ’(), 충성 ’ () , 거룩할 ’(), 바랄 ’(), 받들 ’(), 착할 ’(), 하늘 ’() ] 글자를 적은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함께 기도한 후에 제비뽑기를 통해 가운데 글자를 정했습니다. ‘자를 뽑으면 애일’, ‘자를 뽑으면 성일’, 그렇게 이름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홍의교회의 박능일(朴能一), 권신일(權信一), 권인일(權仁一), 권문일(權文一), 권청일(權靑一), 권혜일(權惠一), 김경일(金敬一), 김부일(金富一), 종순일(鍾純一)같은 이름이 나왔고, 이런 개명 현상이 강화 전 지역으로 확산되어 강화읍교회의 김봉일, 김각일, 김애일, 박성일, 주광일, 주선일, 건평교회의 정천일, 정서일, 망월교회의 노권일, 김성일 등 강화 초기 역사에서 자 돌림의 이름을 가진 교인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 뿐아니라 교동 섬에서는 믿을 ()’자를 돌림자로 하여 방달신, 방도신, 서중신, 황복신, 황초신 등의 이름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초기의 강화 교인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으면서 새로 태어났다는 마음으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이로 인해 부자간에도, 형제간에도, 삼촌과 조카간, 처남과 매부간에도 같은 돌림자를 사용했습니다. 전통적으로 돌림자는 친족간의 촌수와 항렬을 알려주는 단서였는데 부자간에도 같은 돌림자를 사용함으로 인해 전통적인 질서를 깨는 일이 생겼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강화 초기 교인들은 검정색 옷을 입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흰옷을 즐겨 입는 습관 때문에 백의민족(白衣民族)’이라 불렸습니다. 그런데 구한말 개화의 바람을 타고 기독교가 들어왔고, 교회가 세워진 곳에서는 생활풍습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검은 양복을 입고 온 서양선교사들의 의복 생활은 개화의 표본이 되어 교인들은 흰옷에 검정색으로 물을 들여 입기 시작했습니다.

 

흰옷보다 검정옷은 때도 덜 타고 실용적이었기에 강화의 교인들은 모두 검정옷을 입었습니다. 흰옷을 입는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교인들의 검정색 옷은 두드러졌고 주일이면 검정옷을 입은 교인들이 줄을 지어 예배당으로 들어서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들을 검정 개라고 부르며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검정은 옷 색깔 때문이었고, ‘는 같은 돌림자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오랜 유교 전통 속에서, 족보를 따지지 않는 동물처럼 아버지와 아들이, 삼촌과 조카가 같은 항렬이 되어버린 교인들의 가족관계가 속된 말로 개족보같이 된 형국이었고, ‘패륜적인 행위로 여겨졌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 안에서 한 가족 됨을 생활 속에서 실천했던 강화 초기 교인들은 검정 개라고 불리며 조롱당해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천주교에서처럼 성경 속 인물의 이름으로 세례명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작명법에 맞추어 같은 돌림자를 사용했다는 것은 우리의 전통을 계승하는 신앙표현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항렬을 완전히 무시하는, 전통을 파괴하는 과감한 표현이기도 했습니다. 강화의 초기 교인들은 이렇게 신앙을 과감하게 표현했습니다. 옛 사람을 버리고 새 사람을 입기 위해 잘라야 할 것은 과감히 잘라내는 단절을 했지만, 그 속에서 이어가야 할 것은 분명하게 연결하며 복음이 깊이 뿌리내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새 이름을 짓고, 검정 옷을 입으며 예수 안에서 한가족 됨을 과감하게 보여준 강화 초기 교인들은 세상의 질서를 하나님 나라의 질서로 바꾸는 복음의 능력을 생활신앙으로 나타낸 증인들입니다.

 

 

성찰을 위한 질문

 

1) 세례받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 말해보세요.

 

 

2) 초기 교인들처럼 구체적으로 신앙을 표현하기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한 가지 말해보세요.

 

 

출처 :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평신도국 자료 2022년 월례회 공과

 

자랑스러운 한국감리교회 열 두 가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