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니어그램 9번 유형 어린 시절
‘평화를 이루는 사람은 복이 있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평화를 이루기 위하여 애쓰는 사람은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평화가 좋은 줄 알고, 평화를 원하면서도 그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사람들이 먼저 자신의 내면에서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런 가운데서도 남보다 평화를 이루는 것이 더 자연스레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에니어그램 9번 유형의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이들 9번 유형은 편한 사람, 참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 말썽을 안 일으키는 사람, 포용력이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런가 하면, 미루는 사람, 게으른 사람, 고집 센 사람, 속 터지게 만드는 사람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갈등을 별로 모르고 자랐기 때문에 커서도 갈등을 싫어하고, 아니면 갈등을 기피하는 성향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일이 생기면 미루는 까닭도 따지고 보면, 갈등을 기피하는 성향 때문입니다. ‘저절로 해결되겠지!’ 하고 기다리다가 안 되면, ‘누군가 해결해 주겠지!’ 하며 기다립니다. 그래도 안 되면 마지못해 달려들지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평상시에도 이들은 말썽을 안 일으킵니다. 조용히 지내거나 편하게 놉니다. 그래서 부모들이 힘 안들이고 키운다고 말들을 할 정도입니다. 웬만한 것은 다 받아들이고 참고 지내면서 수용하니까 ‘컨테이너 타입’이 됩니다. 좋은 일이건 언짢은 일이건 모두 끌어안습니다. 모든 것을 속에 담아 두고 있는 유형입니다.
이런 특징은 자기 발견이나 성격 유형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예를 들자면, 1번 유형은 상대적으로 자기 자신의 유형을 빨리 발견하고 확인하는 데 비하여 9번 유형은 이것을 봐도 내 것 같고 저것을 봐도 내 것 같아서 얼른 한 가지 유형을 정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사람의 성격이 얼마나 복잡한데, 그렇게 한 가지 유형으로만 결정할 수 있어요?”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9번 유형은 에니어그램의 대표라고 합니다. 모든 사람이 인성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9가지로 설명되는 성격의 특징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지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9번 유형은 9가지 중 대부분의 성향을 다른 유형에 비하여 좀 더 많이 지니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이를 햇빛의 색깔에다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무지개에 비친 색깔은 7가지 색입니다. 거기에다 흑, 백을 합치면 9가지 색이 됩니다. 이와 같이 인성도 색조와 강약에 차이는 있어도 모든 사람 속에 많든지 적든지 모든 색이 혼재해 있습니다. 다만 그 색깔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을 보고 9가지 중 1가지로 결정할 수 있을 따름입니다.
이렇게 볼 때, 9번 유형의 격정은 나태 곧 게으름이나 미적거림으로 나타납니다. 이것을 보고 흔히들 격정이 어떻게 나태로 나타나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한 아이는 떠밀고 또 한 아이는 안 떠밀리려고 애쓸 때, 어느 아이가 더 힘이 들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안 떠밀리려고 하는 아이가 에너지를 더 씁니다. 그러니까 나태에도 에너지는 무척 많이 듭니다.
9번 유형은 만 6살이 되기까지 성장 과정에서 부모들과의 사이에서 별로 갈등을 모르고 자랍니다. 자기 보존 본능의 관점에서 볼 때,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할 때 갈등을 모르고 자란 것입니다. 그래서 내면의 갈등을 모르고 자란 만큼 외적인 갈등도 잘 모릅니다. 그러나 학교에 가면서부터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데, 안 겪어 보던 일이라 할 수만 있으면 갈등이나 긴장 관계를 피하려 합니다. 사실상 어린 시절에도 갈등이나 상처를 전혀 경험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9번 유형은 이런 것을 기억 속에 담아두고 살자면 갈등을 느끼게 되니까 할 수 있으면 기억에서 지워버리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9번 유형은 기억에 나태해집니다. 따라서 어린 시절에 대하여 이야기하자면 9번 유형들은 대개 기억이 안 난다고 합니다.
9번 유형은 워낙 편한 사람이니까 친구가 많습니다. 그것은 자신이 적극적으로 친구를 찾아 나서서 만들기 때문이 아닙니다. 친구들이 이들을 찾아오고 다가섭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거나 새 사람을 만나고 사귀려면 갈등을 느껴서 잘 못하기 때문입니다. 친구는 많은 것 같아도 정말 가까운 친구는 제한되어 있기를 잘합니다.
9번 유형은 갈등을 기피하는 것만큼, 자기 비하의 함정에도 잘 빠집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잘났고 능력이 있는데도 자기 스스로는 아무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하기를 잘합니다.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막상 어느 것 하나를 선택하고 나서자면 갈등이 일어나니까, 아예 자기는 아무것도 못한다고 생각을 접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자기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성향 때문에 9번 유형은 전공이나 진로를 결정하기가 남보다 더 힘이 듭니다. 심지어 쇼핑하러 가서도 미리 목록을 만들어 가거나 결정을 짓지 않고 나섰을 때는 무척 힘이 듭니다. 왜냐하면, 뭔가 하나를 선택하려면 다른 것을 버리거나 희생시켜야 하는 갈등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9번 유형이 어젠다(Agenda)를 만들고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기만 하면 누구보다도 행동에 옮기기를 잘할 뿐 아니라 근면에 있어서도 누가 쫓아오기 어렵게 됩니다. 나태라는 격정 속에 있는 무서운 힘이 확고한 태도와 결정에 의하여 행동으로 이어지고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기 시작하면 근면과 행동에 있어서 탁월한 사람이 됩니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는 에너지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표출시키면 놀라운 에너지로 나타납니다. 자기 속만을 들여다보면서 ‘내적 고찰’을 하면 갈등만 일어나고 속에서 불완전 연소만 계속되기 때문에 괴롭습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서도 자기가 입을 열면 공격성으로 나타날까봐 겁이 나서 말을 않고 있다가 속상하는 일까지 생깁니다.
그러나 모두가 다 그렇지만, 특히 9번 유형이 ‘외적 고찰’을 하면서 남의 사정을 먼저 생각하고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남을 대하기 시작하면, 누구보다도 큰 힘을 드러냅니다. 관용과 화해와 사랑과 평화에 있어서 챔피언이 됩니다.
이처럼 9번 유형이 통합의 방향으로 옮겨가면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라고 자타가 인정하게 됩니다. 그리되면 포용력이 크면서도 부지런하게 행동하는 멋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퇴화의 방향으로 가면서 나태에다 불안과 공포가 더해진 모습과는 거리가 멉니다. 자기 정체성을 확고히 세우지 않은 채 성공 지향적으로 가면서 결과에 집착할 때 타락하는 모습과도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드러냅니다. 건강한 9번 유형은 모든 것을 갖췄으면서도 과만(過慢)하지 않고, 모든 것을 수용하면서도 우유부단하지 않으며 갈등이나 긴장도 기피하지 않습니다. 균형 감각과 조화를 지닌 성격이 됩니다.
어려서부터 착하고 조용하고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며 자란 9번 유형은 느긋하기로 유명합니다. 너무 편하기 때문에 옆 사람에게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사실은 자신들도 생각해보면 스스로 답답합니다. 워낙 편한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 어떤 이유에서도 갈등이 생기는 것이 싫습니다. 그래서 매사에 조심스럽습니다. 제 목소리를 잘 내지 않습니다. 조금만 크게 말한다 싶으면 다른 사람을 압도하거나 아니면 적어도 불편하게 할까봐 작게 말하는 것이 버릇이 되었습니다.
9번 유형은 남을 불편하게 하면 그와 분리될까봐 두려워서 조심합니다. 편한 관계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평화를 만드는 기본 전략이 된 9번 유형은 늘 현상 유지와 보존이 중요합니다. 이것이 지속되는 특징이 관성 또는 타성으로 남게 됩니다. 그래서 9번 유형은 좋든 나쁘든 한번 버릇이 들면 마냥 계속되는 속성이 매우 강합니다.
어린 시절에 양친 부모와 편하게 지내며 크게 야단을 맞거나 혼이 난 경험이 별로 없이 무난하게 자란 9번 유형은 갈등을 별로 경험하지 않고 자란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갈등을 싫어하고 기피하게 되었습니다. 유아기 기원(childhood origin)을 말할 때 흔히 9번 유형은 양친 부모와 긍정적인 관계 속에서 자란 것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나 엄밀히 비교하자면 3번 유형이나 6번 유형과는 다릅니다.
9번 유형 쪽에서 보면 자신은 3번 유형처럼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지 못하였다고 느끼고, 6번 유형처럼 아버지와 편하게 지내며 의지도 하고 칭찬도 받거나 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9번 유형은 마음 속 깊은 곳에 막연하게나마 애정결핍을 느끼며 삽니다. 따라서 소극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거나 좀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라도 조심스러운 성격이 되었습니다.
가만히 있는 것을 선호하게 된 이들은 어떤 일을 해야 할 경우에 일단 미루고 봅니다. 특히 어려움을 느끼거나 고민이 되면, 그냥 미루는 정도가 아니라 눈을 감아버립니다. 다시 눈을 떠봐도 문제나 고민이 그대로 있으니까 잡니다. 고민 해결책이 ‘잠’입니다. 잠이 습관이 되다 보니 9번 유형은 대체로 잠이 많습니다. 그래서 늦잠을 자는 경향 또한 강합니다.
9번 유형은 갈등을 기피하느라 미루거나 잠을 자거나 더 심하면 심리적인 차단벽(fire-wall)을 내려버립니다. 그쯤 되면 종전에 느끼던 어떤 갈등도 스트레스도 안 느끼고 거의 무감각해집니다. 정신의학자들이 ‘후피동물’(厚皮動物 : 포유동물 중에서 가죽이 두꺼운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코끼리, 무소, 하마, 말, 돼지 따위가 이에 속한다.) 같다고 부르는 성향이 있습니다. 이들의 타성이나 관성(inertia)이 정신적 · 심리적 나태로 나타납니다. 미루면서 마음먹기까지가 힘든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일단 마음먹고 나서면 곧바로 행동에 옮깁니다.
9번 유형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하거나 미숙할 때 1번 날개가 펴져있는 경우는 변덕스럽거나 마음대로 하는 경향을 드러냅니다. 여기에 비하여 8번 날개가 강한 경우는 앙심을 품거나 복수심이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평상심을 유지할 때면 9번 유형이 1번 날개가 활동적이면 스스로 만족하는 성격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에 비하여 8번 날개가 펴져있는 경우에는 감각적이거나 관능적인 성향이 나타납니다.
9번 유형이 심리적으로 건강하고 성숙하면 누구보다도 근면하고 관용이 크게 나타납니다. 화해와 일치를 이루고 평화를 만들며 포용력이 커집니다. 이런 때 1번 날개가 강한 경우는 순수하게 나타납니다. 여기에 비하여 8번 날개가 활동적인 경우는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성격으로 나타납니다.
9번 유형은 ‘컨테이너 형’이라 부를 만큼 모든 것을 끌어안고 수용하는 성향이 강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소극적으로 말하자면, 싫은 소리도 내뱉지 않고 속에 담기를 잘하고, 누가 힘든 것을 요청하거나 부탁해도 거절을 잘 못합니다. 적극적으로 말하자면, 알 것 다 알면서도 관용하고 품어주는 힘이 강합니다. 그래서 9번 유형을 에니어그램의 상징 또는 대표라 부르기도 합니다.
마음을 편하게 하기 위하여 뭔가 수집을 시작하면 그것도 타성이 되어서 나중에는 별로 필요하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것을 끌어 모읍니다. 그 다음에는 뭘 버려야 할지도 모르고, 골라내자니 갈등이 생겨서 그냥 쌓아두게 됩니다. 9번 유형들은 이런 속성 때문에 더욱이 스트레스를 받으면 꼭 필요하거나 있어야 할 것을 바라면서도 오히려 그렇지 않은 것으로 대체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논문을 써야할 중압감이 느껴지면 컴퓨터에 돌아앉아서 채팅이나 즐기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한 예가 됩니다.
9번 유형은 개인적인 관계를 맺거나 단체에 속하더라도 일반적으로는 소극적이거나 움츠러든 형태로 갑니다. 참여는 하지만 자기에게 기대를 걸거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되도록 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다가 지나친 부담을 느끼게 되면 스트레스가 심해져서 체념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9번 유형이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자기 발견을 통하여 정체성을 확립하고 건강해져서 성숙되면, 근면과 활동성이 누구보다 커집니다. 그 바탕에 무조건적인 사랑을 지니고 아량과 관용을 높이면, 자신도 놀랄 정도로 에너지가 높아집니다. 그래서 사소한 일이라도 미루기를 안 하기만 하면 힘이 생겼던 지난날의 경험이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고 소홀히 할 것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분명히 하면, 미루는 것을 안 하게 됩니다. 아이디어나 일감이 떠오르면 ‘리스트 업(list-up)’ 기법을 살려서 실행하기 시작하면 여러 면에서 통합을 이루고 건강과 역동성을 살리게 됩니다.
출처 : 뉴저지 성문밖교회 http://cafe.daum.net/njg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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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만큼은 유형을 헷갈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성격 유형을 알아맞히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진짜 유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자신의 성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상당히 드물다. 대다수가 자기인식을 잘 하지 못한다.
에니어그램을 자기발견의 지혜라 한다면,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성찰하는 것을 떠올리게 된다. 자기 자신에 대한 통찰력이 생긴다. 이는 자신의 내면을 아주 맑은 눈으로 볼 수 있고 또 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에니어그램을 알면 투명유리알을 들여다보듯이 자신을 들여다본다는 말을 하게 된다.
과거의 어린 시절의 경험을 재구성함으로서,
자신과 남을 이해하고 자유를 얻어 책임과 선택의 의지로서 성숙하며,
깊숙한 내면적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의 임재(臨在) 속에서 안식(安息)과 평강(平康)을 누릴 수 있다.
화평하게 하는 자들은 화평으로 심어
의의 열매를 거두느니라
(야고보서 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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