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자유

나효선 2008. 3. 21. 00:05

나의 자유

  내가 처음 겪은 고난은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것이다. 억지로 실력보다 높여서 지망한 것이 아니라 담임선생님이 안전하게 가라고 말씀하신 대학교인데 떨어지니 그 때의 심정은 무어라 표현할 수가 없다. 이불을 뒤집어쓰고 몇 날을 울었다. 교회의 성도들, 친구들을 어떻게 보나. “하나님이 계시다면 왜 저에게 이런 일이 생기나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라 어린 마음에 하나님이 원망스러웠다. 후기 대학교에 들어갔지만 교회에는 가기가 싫었다. 창피하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과연 하나님은 계신가?’ 모태신앙이라 내 자유의지로 믿은 것이 아니어서 나의 정체성에 대해 흔들리게 되었다. 주일에 교회에 가지 않아도 이상하게 부모님은 교회에 가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2월, 3월, 4월... 5월 11일 화창한 봄날 문득 교회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교회에 가니 목사님, 친구들 모두 아무렇지도 않게 대해주었다. 바로 교회학교 교사를 하라고 하셨다. 나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예전과 같이 교회에 열심히 다녔다.

  내 자유의지에 의한 반항은 3개월여 만에 싱겁게 끝났다. 지금 생각하면 ‘고난’이라는 말을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도 같다. 그 때는 내가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했으면서도 하나님 탓을 했다. 나중에 생각하니 나의 교만을 꺾으시려고 하신 섭리(교육 훈련용)인 것 같다. 일이 너무 순조롭고 만사형통하면 ‘내 힘으로 이루었다’고 교만이 뻗쳤을지도 모른다. 평탄한 길로만 가지 말고 험한 세상길을 강하게 나아가라는 가르침이신 것으로 받아들였다.

하나님의 자유

  도봉감리교회에서 열린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 도봉지방 2008년 등급 사경회의 저녁부흥성회에서 김흥규목사님(인천내리감리교회)이 설교를 하시는 중에 ≪하나님의 자유≫라는 말씀을 하셨다. ‘하나님의 섭리 · 경륜’이라는 말씀은 들어보았지만 ‘하나님의 자유’라는 말씀을 듣자 여태껏 ‘내 자유’만 생각했기 때문에 발상의 전환이 신선하였다.

≪세리 · 창기와 같은 죄인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하신다.

악인에게도 비를 주신다.

예수님 다음으로 천국으로 간사람 · 예수님 신학을 최초로 깨달은 사람 · 예수님의 지상 최후의 동반자는 강도이다.

십자가형이라는 극형을 받은 죄인이 천국에 들어갔다.

이는 다 ‘하나님의 자유’이다.

하나님을 인간의 윤리적 잣대로만 믿으면 안 된다.

하나님은 인격적인 자유를 가지고 계신 분이다.≫

 

  ‘내 마음이야.’, ‘나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 등 내 자유만 원했지 ‘하나님의 자유’는 미처 생각지도 못했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 주시고, 만사형통하게 해주셔야만 나의 하나님이시고, 바라는 것을 이루어 주시지 않고, 고통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 하나님 존재에 대해 회의를 느껴서 하나님을 거부하고, 믿지 않는 오만과 교만에 빠지기 쉽다. 전에는 복을 주시기만 바라는 ‘기복신앙’의 수준에 머물렀다.

  이제 겨우 성령님의 물결이 엄지발가락을 적신 자로서 나의 믿음이 더욱 성장하여 성령님의 역사하심이 발목, 무릎, 허리, 머리위로 흘러넘쳐서 내 자유의지로서는 능히 건너지 못함을 깨닫고, 온전히 성령님을 의지해서 험한 세파를 헤쳐 나가게 되기까지 장성하도록 노력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누구인가?  (0) 2008.04.01
무엇을 향한 자유(freedom for)  (0) 2008.03.21
평온  (0) 2008.03.08
평온과 변화의 때  (0) 2008.03.08
칭찬받은 교회  (0) 2008.02.23